원재료의 질을 높이고 브랜드 철학과 창의성까지 갖춘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이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벤슨 테이스팅 라운지의 아이스크림 디저트. /사진=다이어리알

최근 국내 미식 업계 전반에서 질적 성장과 함께 세분화·전문화된 공간들이 늘어나면서 하나의 아이템을 깊이 있게 탐구하고 이를 정교하게 풀어내는 미식 공간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카페와 디저트 시장 역시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변화 중이다. 일상에서는 저가 커피를 소비하더라도, 주말이면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을 찾거나 유명 로스터리를 목적으로 여행을 떠나는 등 깊이 있는 경험과 학습을 추구하는 모습이 두드러진다.

최근 아이스크림 시장에서도 이와 유사한 현상이 포착된다. 원재료의 퀄리티와 브랜드의 철학, 조합의 창의성까지 경험하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셰프가 자신만의 레시피를 담은 아이스크림과 페어링을 선보이는 곳이 있는가 하면 트렌드의 신속한 반영과 확장에 유리한 대기업까지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벤슨

지난달 오픈한 벤슨 매장 외부 전경. /사진=다이어리알

서울 강남구 압구정 로데오역 인근에 오픈한 아이스크림 숍 '벤슨'(Benson)은 한화갤러리아의 자회사 베러스쿱크리머리에서 새롭게 선보인 공간이다. 풀네임은 '벤슨 크리머리 서울'이다. 벤슨의 마스코트는 '벌꿀오소리'로 기존 아이스크림의 틀을 깬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 솔직하고 다정한 마음으로 한입의 행복을 전하고자 하는 브랜드의 철학을 위트 있게 표현하는 존재다. '세상에서 가장 겁이 없는 동물'로 등재된 벌꿀오소리의 특성은 기존 스쿱숍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독주하고 있는 경쟁 브랜드를 향한 도전의 의미도 담고 있다.


벤슨의 아이스크림은 재료 본연의 맛과 품질에 집중한다. 불필요한 첨가물은 최소화하고 자체 생산센터에서 직접 생산해 누구나 안심하고 아이스크림을 즐길 수 있도록 한다. 아이스크림의 주재료인 모든 유제품은 국내산을 사용하며 유지방 비율을 최대 17%까지 높여 풍미를 더했다. 시중 아이스크림 유지방 평균치 10% 초반 대비 상당히 높은 수치다.

클래식 라인에는 국내산 저지우유(Jersey milk)를 사용하는데 일반 우유에 비해 유지방 함량이 높아 크림처럼 부드럽고 유고형분 함량이 높아 풍미가 진하다. 식감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인공 유화제를 넣지 않고 공기 함량을 기성품의 절반 수준인 40%까지 낮춰 쫀쫀하고 밀도 높은 식감을 느낄 수 있다.
벤슨 아이스크림은 싱글컵 기준 5300원으로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했다. /사진=다이어리알

맛은 20가지로 ▲재료 본연의 맛을 강조한 클래식 4종 ▲다양한 토핑을 더한 시그니처 14종 ▲계절에 따라 한정 메뉴로 선보이는 리미티드 2종이 있다. 시즌에 따라 새로운 메뉴를 지속해서 선보일 계획이다. 가격은 싱글컵(100g) 기준 5300원으로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했다.

클래식 라인으로는 저지밀크&말돈솔트, 퓨어허니탄자니아, 스트로베리 등이 있으며 시그니처 라인으로 그릭요거트&발사믹크림, 버터프렌치토스트, 해피버스데이, 허니 라벤더 등 다양한 재료와 맛을 결합한 특색 있는 플레이버를 선보인다. 계절 한정 메뉴로는 레몬크림쿠키와 럼라임&파인애플 플레이버가 준비됐다.


새로운 브랜드의 시작을 알린 압구정 로데오 1호점은 지하까지 총 3개 층으로 층마다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1층 '스쿱숍'은 다양한 벤슨의 20가지 플레이버를 편안하게 맛보고 취향에 따라 아이스크림을 고를 수 있다. 2층은 '디저트 다이닝'을 콘셉트로 한 '테이스팅 라운지'가 들어섰다. 이곳에서는 지난해 프랑스 미식 어워드 '라 리스트'에서 한국인 최초로 수상한 저스틴 리 셰프와 협업한 10종의 디저트 메뉴를 선보인다.

지하 1층 '크리머리랩'은 매일 신선한 아이스크림을 제조하고 다양한 플레이버를 개발하는 R&D센터이자 제조과정을 직접 볼 수 있는 체험형 공간이다. 공간 한편에 제품을 생산하는 '파일럿 라인'도 들어서 있다. 파일럿 라인은 R&D 센터에서 개발하는 벤슨의 모든 시제품을 직접 만드는 공간으로 포천 생산 센터의 20분의 1 크기로 축소해 조성됐다. 향후 직접 나만의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커스텀 아이스크림 클래스'도 운영될 예정이다.

아이스크림 소사이어티

아이스크림 소사이어티 꿀조합 예시. /사진=다이어리알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아 김호윤 셰프와 나인경 페이스트리 셰프가 합작하여 만든 아이스크림 브랜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만나볼 수 있다. 셰프가 직접 개발한 다양한 시즌 플레이버를 선보이고 있으며 스쿱 아이스크림뿐 아니라 클래식 쇼트 브레드 쿠키와 빙수 메뉴도 맛볼 수 있다. 생일 케이크, 얼그레이&밤 플레이버는 오픈 당시부터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메뉴로 마스카포네 아이스크림과 올리브오일, 말돈소금을 추가하는 레시피는 숨은 꿀조합이다.

젠제로

제철 식재료로 선보이는 젠제로 아이스크림. /사진=다이어리알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유행을 선도한 곳. 제철 재료로 만든 독창적인 메뉴들을 만날 수 있는 젤라토 전문점으로 개성과 조화, 기본의 힘을 갖춘 젤라토를 지향한다. 원재료가 가진 맛을 극대화한 아이스크림을 선보이며 밤꿀과 고르곤졸라, 쌀, 구운 피스타치오 등의 클래식 플레이버와 더불어 제철 식재료로 선보이는 시즌 메뉴는 계절마다 방문하는 즐거움을 준다. 올여름에는 초당옥수수, 완두콩 젤라토를 선보이고 있다.

아우치

허니비 서울 조은정 셰프가 선보이는 아이스크림 브랜드 아우치. /사진=다이어리알

최고급 재료로 만든 '허니비서울' 조은정 셰프의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다. 한남점은 최정상 파티시에가 선보인 공간답게 각종 제과 기술이 적용된 다양한 아이스크림을 선보인다. 재료 본연의 풍미를 극대화할 뿐 아니라 당을 최소화하여 아이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아이스크림은 젤라토와 소프트아이스크림 두 가지 형태로 선보이며 소금우유 젤라토, 토마토 방아 젤라토, 딸기 소프트 등의 플레이버가 인기다. 한컵에 젤라토와 소프트아이스크림을 반반 즐겨도 좋다.